1권 / 스완네 집 쪽으로 ____ 07. 불로뉴 숲
그러나 자주 - 질베르트와 만나지 못하는 날이면 - 나는 스완 씨 부인이 거의 매일같이 '아카시아' 길이나 큰 호수 주변, 그리고 '마르그리트 여왕' 길을 산책한다고 들었으므로, 프랑수아즈를 불로뉴 숲 쪽으로 유도했다. 그곳은 다양한 식물군과 대조적인 풍경이 한데 모인 동물원과도 같았다. 언덕을 하나 넘으면 동굴이나 초원, 바위, 시내, 구덩이, 언덕, 늪지대가 있지만 그런 것은 오로지 하마나 얼룩말, 악어, 러시아 토끼, 곰, 왜가리가 뛰어놀기에 적합한 환경이거나 그림 같은 배경이었다. 불로뉴 숲 역시 다양하고 분리된 수많은 작은 세계들을 한데 모은 복합적인 공간이었지만 - 버지니아 개간지처럼 적색나무와 아메리카 떡갈나무가 심긴 몇몇 농장들이 호숫가의 전나무 숲으로 이어지거나, 부드러운 모피로 몸을 감..
1권 / 스완네 집 쪽으로 ____ 06. 도시의 이름들
나는 다음 날이 되는 대로, 철도 회사 광고나 유람 여행 안내서에서 기차 출발 시간을 읽을 때면 항상 마음이 두근거리는, 저 1시 22분에 출발하는 자비롭고 멋진 기차를 타고 싶었다. 그것은 내게 오후 어느 정확한 시점에 매혹적인 흔적 하나를, 신비로운 표시를 도려 낸 것처럼 보였다. 거기서부터 이탈한 시간들은 물론 저녁이나 다음 날 아침으로 이어지겠지만, 그 저녁이나 아침을 파리에서 보내는 대신 기차가 지나가는 도시 중 하나에서, 우리에게 선택하도록 허락해 준 도시에서 볼 것이었다. 왜냐하면 기차는 바이외, 쿠탕스, 비트레, 케스탕베르, 퐁토르송, 발베크, 라니용, 랑발, 베노데트, 퐁타벵, 캥페를레에서 정차했고, 내게 제공하는 이름들을 가득 식도서는 위풍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나는 이 도..